남신들은 한 손에 술잔을 든 채로 삼삼오오 모여서 우주의 생성과 신들이 인간에게 해야 할 일등을 의논하고 있었고, 따분한 것을 싫어하는 아이들은 이미 술래잡기에 열중하고 있었어요. 연회장의 분위기는 향기로운 술과 밋있는 향을 내는 음식들로 인해 최고조에 달했지요.

그런데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 때문에 평화롭고 화려한 파티가 깨져 버렸어요. 이 불청객은 추악한 외모에 악독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괴물 티폰이었어. 그가 연회장에 온 목적은 바로 이 연회를 방해하기 위해서였어요. 그는 음식이 차려진 상을 뒤집고,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는 화분을 분수대로 내던져 버렸어요.

그리고 무서운 얼굴로 연회장에 모인 모든 신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어요. 신들은 모두 사방으로 도망가기 시작했고, 화려하던 연회장은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어요. 비명과 아이들의 울음 소리가 하늘 저 멀리까지 울려 퍼졌어요.

이때, 아프로디테는 자신의 아들 큐피트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는 그 불청객의 존재를 까마득히 망각하고 사방으로 찾아 헤맸어요. 구석구석 찾던 끝에 피아노 아래서 울고 있는 큐피트를 발견한 아프로디테는 몹시 떨고 있는 아들을 재빨리 품에 안았어요.

그리고 또 다시 큐피트와 헤어지는 걸 막기 위해 자신의 발과 아들의 발을 묶고는 물고기로 변해 그 무서운 불청객의 손에서 벗어나게 된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