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0년 2월 17일은 조선 제4대 임금 세종대왕(1397~1450)이 승하 (임금이 세상을 떠남)한 날입니다. 세종대왕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존경 받고 있습니다. 단지 세종대왕이 혼자 뛰어난 임금이었기 보다는 재능있는 사람을 대우하면서 백성들이 원하는 나라를 만들려고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세종대왕은 우리 민족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훌륭한 유교정치, 찬란한 문화가 이룩된 시대였습니다. 이 시기에는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적인 기틀을 잡은 시기였습니다. 즉, 집현전을 통하여 많은 인재가 배양되었고, 유교정치의 기반이 되는 의례와 제도가 정비되었으며, 다양하고 방대한 편찬사업이 이루어졌습니다. 또, 훈민정음의 창제, 농업과 과학기술의 발전, 의약기술과 음악 및 법제의 정리, 공법의 제정, 국토의 확장 등 수많은 사업을 통하여 민족국가의 기틀을 확고히 하였습니다.   훈민정음의 창제 훈민정음의 창제는 세종이 남긴 문화유산 가운데 가장 빛나는 것일 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세종은 집현전을 통하여 길러낸 박팽년, 최항, 신숙주, 성삼문, 이선로, 이개 등 소장 학자들의 협력을 받아 우리 민족의 문자를 창제하였습니다. 세계의 많은 민족들이 자기의 언어를 표기하기 위하여 문자를 만들려고 노력하였으나, 한글과 같이 일정한 시기에 특정한 사람이 이미 존재한 문자에서 직접 영향 받지 않고 독창적으로 새 문자를 만들고 한 국가의 공용문자로 사용하게 한 일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더욱이 새 문자에 대한 해설을 책으로 출판한 일은유례가 없었던 역사적인 일이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 문자를 만든 원리와 문자사용에 대한 설명에 나타나는 이론의 정연함과 엄정함에 대해서는 세계의 언어학자들이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과학분야 석축간의대   경복궁의 경회루 북쪽에 설치되었으며 높이 6.3미터, 길이 9.1미터, 넓이 6.6제곱미터 규모의 천문 관측대였습니다. 이 간의대에는 혼천의, 혼상 그리고 규표와 방위지정표인 정방안 등이 설치되었습니다. 이 간의대와 주변 시설물들은 중국과 이슬람 양식에다 조선의 전통 양식을 혼합한 것이었는데, 1438년(세종20년) 3월부터 이 간의대에서 서운관 관원들이 매일 밤 천문을 관측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혼천의   천체 관측 기계로, 문헌에는 1432년 6월에 최초로 만들어졌으며 두 달 뒤에 또 하나가 만들어졌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장영실을 중심으로 한 기술 제작진이 정초, 정인지 등의 고서 연구를 바탕으로 고안한 것입니다. 이 혼천의는 천구의와 함께 물레바퀴를 동력으로 움직이는 시계장치와 연결된 것으로서 일종의 천문시계 기능을 하고 있었습니다. 해시계   해시계를 일구라고 한 것은 이것이 모두 해 그림자로 시간을 알 수 있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이 일구들은 모양과 기능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뉘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공중시계인 혜정교와 종묘 남쪽 거리에 설치됐던 앙부일구는 그 모양이 '솔을 받쳐놓은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하여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그리고 현주일구와 천평일구는 규모가 작은 일종의 휴대용 시계였고 정남일구는 시계바늘 끝이 항상 '남쪽을 가리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장영실 등이 만든 앙부일구는 단순히 해시계를 발명했다는 측면 외에 더 중요한 과학적 사실들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해시계가 단순히 시간만을 알 수 있게 해준 데 반해 앙부일구는 바늘의 그림자 끝만 따라가면 시간과 절기를 동시에 알게 해주는 다기능 시계였습니다. 또한 앙부일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반구로 된 해시계였습니다. 앙부일구가 반구로 된 점에 착안해서 그 제작 과정을 연구해보면 놀라운 사실 하나가 발견되는데, 그것은 당시 사람들이 해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물시계   지물시계로는 자격루와 옥루가 있었습니다. 자동으로 시간을 알리게 하는 자동시보장치가 달린 이 물시계는 일종의 자명종입니다. 1434년 세종의 명을 받아 장영실, 이천, 김조 등이 고안한 자격루는 시, 경, 점에 따라서 자동적으로 종, 북, 징을 쳐서 시간을 알리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1437년에는 장영실이 독자적으로 천상시계인 옥루를 발명 해 경복궁 천추전 서쪽에 흠경각을 지어 설치 했습니다. 옥루는 중국 송, 원 시대의 모든 자동시계와, 중국에 전해진 아라비아 물시계에 관한 문헌들을 철저히 연구한 끝에 고안한 독창적인 것으로서 당시의 중국이나 아라비아의 것보다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측우기는 1441년에 발명되어 조선시대의 관상감과 각 도의 감영 등에서 강우량 측정용으로 쓰인 관측장비로, 현대적인 강우량 계측기 에 해당됩니다. 이는 갈릴레오의 온도계 발명이나, 토리첼리의 수은기압계 발명보다 200년이나 앞선 세계 최초의 기상 관측 장비였습니다. 측우기의 발명으로 조선은 새로운 강우량 측정 제도를 마련할 수 있었고, 이를 농업에 응용하게 되어 농업 기상학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룩 하였습니다. 이 측우기의 발명으로 정확한 강우량을 파악할 수 있게 되어 홍수 예방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칠정력이라고도 합니다. 세종의 명에 따라 이순지, 김담이 중국 원나라의 수시력법(授時曆法)과 명나라의 통궤력법(通軌曆法)을 참작하여 우리나라 실정에 알맞도록 엮은 것으로, 내편 3권 2책과 외편3권 5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조선 초기에는 중국의 역법을 빌려 쓰고 있었는데, 계절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농업에 중국의 역법을 그대로 이용하는 데에는 문제점이 많았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자체의 역법을 연구하려는 노력을 경주하여 1444년에 중국과 아라비아의 역법을 참조하여 새로운 역법서인 칠정산 내,외편을 펴냈습니다. 칠정산 내편은 원의 수시력과 명의 대통력에 간의대를 설치하여 천문 관측한 자료를 참작하여 편찬한 책으로, 1년의 길이를 365.2425일, 한달의 길이를 29.530593일로 계산하고 있을 정도로 매우 정밀하게 되어있습니다. 칠정산 외편은 아라비아의 역법인 회회력을 연구하여 해설한 책으로, 15세기의 조선 천문학의 이론 속에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문학 체계를 중심으로 한 이론이 도입되고 있었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칠정이란 일 월과 5星, 즉 목 화 토 금 수의 다섯 행성을 가리킵니다. 이 칠정산은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한 역법으로 조선시대 역법의 기본이 되었습니다.   조선시대의 도량형제도도 세종 대에 확정 되었습니다. 즉, 세종 13년과 28년에 확정된 도량형제도가 그 뒤 《경국대전》에 그대로 법제화되었습니다. 이 제도는 12율의 기본음인 황종률을 낼 수 있는 황종관을 표준기로 삼은 것으로서, 황종관의 길이는 자〔尺〕로 길이의 단위를 삼았고, 그 속에 담기는 물은 무게의 단위로 삼은 것이었습니다. 갑인자   인쇄술에 있어서도 세종 대는 특기할만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1403년에 주조된 청동활자인 계미자의 결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세종 2년에 새로운 청동활자 인 경자자를 만들었고, 세종 16년에는 더욱 정교한 갑인자를 주조하였습니다. 세종은 계미자 인쇄기의 결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세종 2년에 새로운 청동활자인 경자자와 인쇄기를 만들게 하여 활자의 주조와 인쇄기술상의 큰 발전을 이뤘습니다. 병진자   종 16년에는 경자자보다 더 아름다운 자체인 갑인자의 주조사업이 이천의 감독 하에 이루어져 20여 만자의 크고 작은 활자가 주조되었고, 그 뒤 세종 18년에는 납활자인 병진자가 주조됨에 따라 조선시대의 금속활자와 인쇄술은 일단 완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종 16년에는 경자자보다 더 아름다운 자체인 갑인자의 주조사업이 이천의 감독 하에 이루어져 20여 만자의 크고 작은 활자가 주조되었고, 그 뒤 세종 18년에는 납활자인 병진자가 주조됨에 따라 조선시대의 금속활자와 인쇄술은 일단 완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세종 대에는 농사법의 개량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중국의 농서인 《농상집요》 《사시찬요》 등과 우리나라 농서인 《본국경험방》 등의 농업서적을 통하여 농업기술의 계몽과 권장에 힘썼습니다. 정초가 지은 《농사직설》을 편찬, 반포 하였습니다. 종래에는 중국의 농서(農書)에만 의존하던 것을 풍토에 따른 농법의 차이를 고려하여, 각 도 농부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국내 실정에 맞게 만든 것입니다. 한국 최초로 만들어진 한국 실정에 맞게 쓴 농법서라는점에서 농업기술의 변천사를 살피는 데 좋은 자료입니다. 이 책의 반포는 조선시대 농업과 농업기술사에 중요한 의의를 가집니다 향약집성방   세종 대에는《향약채집월령》 《향약집성방》 《의방유취》등의 의약서적이 편찬되었습니다. 《향약집성방》과 《의방유취》의 편찬은 15세기까지의 우리나라와 중국의 의약학의 발전을 결산한 것으로 조선과학사에 있어서 빛나는 업적의 하나입니다. 모든 질병을 57대강목의 명칭을 보면, 근세 임상의학의 각과가 총망라되어 있지만 그 분류법이 전문과별로 되어 있지 않고 대개 병증을 중심으로 한 병문과 인체의 부위를 중심으로 한 과문이 혼합되어 있습니다. 각 병문의 아래에는 그 병증에 필요한 조목을 낱낱이 종류별로 나누어 해당되는 병론과 치방을 빠짐없이 망라 하였을 뿐 아니라 그 출전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출전 가운데는 한, 당, 송, 원 등의 의방서와 고려 후기 이후에 발전되어 온 한국 향약방서들이 거의 포함되어 있습니다. 국악분야 아악의부흥   왕은 종래 미비하고 불완전한 아악을 바로잡기 위하여 박연 등을 시켜 중국의 각종 고전을 참고하여 아악기를 만들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악보도 새로 만들게 하여, 조회아악, 회례아악 및 제례아악 등을 제정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아악은 국가 궁중의례에 연주되었고, 본고장인 중국보다도 완벽한 상태로 부흥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아악의 부흥은 그 악기의 국내생산과 직결된 문제로서 종래 중국에서 수입하였던 악기들을 국내에서 생산하였습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악기인 편경과 편종도 대량으로 생산되었습니다. 정간보 창간   고려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종전의 악보는 음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는 결점이 있어 이러한 결점을 없애기 위하여 이 정간보를 창안한 것입니다. 즉 각 칸은 시가를 나타내고 12율명은 음의 높이를 나타냅니다. 세종이 창안한 이 유량악보는 동양에서 최초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합니다. 국토의 개척과 확장 사진육진   국토의 개척과 확장도 빼놓을 수 없는 세종의 업적입니다. 두만강 방면에는 김종서를 보내서 육진을 개척하게 하였고, 압록강 방면에는 사군을 설치하여 두만강과 압록강 이남을 영토로 편입하는 대업을 이루었습니다. 압록강 상류 지역인 여연 자성 무창 우예를 4군이라 하였고, 두만강 하류 남안인 종성 온성 회령 경원 경흥 부령을 6진이라 하였다. 사군육진의 개척은 우리나라의 국경선을 확정하는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마도 정벌   동쪽의 일본에 대하여는 강경책과 회유책을 함께 썼습니다. 세종 1년에는 이종무 등에게 왜구의 소굴인 대마도를 정벌하게 하는 강경책을 쓰기도 하였으나, 세종 8년에 삼포를 개항하고, 세종 25년에는 계해약조를 맺어 이들을 회유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사업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세종이 문치만을 힘쓰지 않고 군사훈련, 화기의 제조 개발, 성진의 수축, 병선의 개량, 병서의 간행 등 국방책에도 힘을 기울인 결과인 것입니다.